쉴만한 물가(칼럼)

    자라나는 신앙
    2026-07-05 13:12:46
    유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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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나는 신앙

    신앙이 어리다는 것은 단지 믿은 기간이 짧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자기중심적인 신앙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하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게 유익한 것은 무엇인지,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은 무엇인지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물론 어린아이에게 자기중심성은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자라면서 조금씩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부모를 기쁘게 하려는 마음을 배우듯이 신앙도 자라야 합니다.

    신앙의 연수가 쌓이고 은혜 가운데 자라면 시선이 조금씩 하나님께로 향합니다. “하나님은 무엇을 원하실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를 묻게 됩니다. 신앙의 초점이 나 자신에게서 하나님께로 옮겨가는 것, 그것이 영적 성장입니다. 반대로 성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자기만 생각한다면 부모에게도 기쁨이 되기 어렵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식사를 준비할 때 “무엇 먹고 싶니?”라고 묻지 말라고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물어보면 대답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은 음식보다 인스턴트식품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먼저 말할 가능성이 큽니다.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도 그렇습니다. 내 마음에서 나오는 선호를 기준으로 신앙의 영역을 평가하고, 공동체 생활을 판단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을 선택한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공동체를 찾아다니며 마치 쇼핑하듯 교회를 고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기준이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라면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바른 선택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어디가 나에게 가장 잘 맞는가?”보다 “하나님께서 어디에서 나를 사용하시기를 원하시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헌신은 내가 주도권을 쥐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도구로 사용하시도록 나 자신을 내어 드리는 일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2장 2절에서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고 권면합니다. 헌신은 곧 분별입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사용하시고자 하는지를 묻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 과정은 때로 힘들 수 있습니다. 내 뜻이 죽고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맡기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훈련을 통과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이번 한 주도 내 뜻보다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추어 가며,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성숙한 신앙으로 자라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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