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그리스도인의 권리와 의무
병원에 가면 눈에 띄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바로 “환자의 권리와 의무”입니다. 몸이 아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는 분명한 권리가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 자신의 질병 상태와 치료 방법을 알 권리, 진료 과정에서 개인의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 등이 있습니다. 환자는 병원 안에서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는 사람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환자에게 권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인을 신뢰하고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진료를 받을 때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병원의 질서와 규정을 지키는 일도 환자의 의무입니다. 병원의 존재 목적인 치료가 온전히 이루어지려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권리와 의무를 잘 감당해야 합니다.
영적인 병원인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 자녀의 놀라운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천국을 상속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누리고, 기도할 때 응답의 기쁨을 경험합니다.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은 세상의 어떤 권리보다 큰 은혜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동시에 숭고한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바울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권면했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해도, 그것이 교회의 덕을 세우지 못한다면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살피고, 공동체의 유익을 구하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며, 우리가 져야 할 자기 십자가입니다.
믿음이 성숙하고 기본이 단단한 사람은 권리와 의무를 균형 있게 붙듭니다. 하나님 자녀의 특권을 감사히 누리되, 성도 된 책임을 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성숙도는 내가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보다, 맡겨진 의무를 얼마나 신실하게 감당하고 있는가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며, 세상에서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 자녀의 권리를 기쁘게 누리고, 동시에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덕을 위해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감당하는 신실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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