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영적인 구명봉이 되어
몇 년 전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있었습니다. 인근 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많은 물이 지하차도로 유입되었고,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되면서 14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늘 다니던 길을 가다가 너무나 허무하게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지하차도에 ‘구명봉’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차도 벽면을 따라 붙잡고 이동할 수 있는 안전 난간을 설치하고, 지하차도가 끝나는 부분에는 사다리를 설치하여 침수 시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얼마 전 구명봉과 사다리가 설치된 지하차도를 지나면서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침수 상황에서 이것들이 제 역할을 한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교회의 사명이 떠올랐습니다. 교회는 세상에서 ‘영적인 구명봉’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죄와 죽음 가운데 빠져 허우적거리는 영혼들이 붙잡을 수 있는 구명봉이 되고, 생명의 길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원의 사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복음을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를 만드는 일입니다.
얼마 전 수련회를 앞두고 아이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친구 중에 이번 수련회를 통해 예수님 믿게 할 친구 없니?” 사춘기 아이에게 목사인 아버지가 친구를 교회에 데려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대화를 피하고 싶었던 아이가 무심코 말했습니다. “아, 네. 친구들 지옥 가도 돼요.” 물론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에 대한 서운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존하는 심판과 영원한 생명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영혼 구원에 대해서 너무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물에 빠져 헤매듯 복음 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손을 내밀어 잡을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사람의 힘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쉬지 않고 기도하며 하늘의 지혜도 구해야 합니다. 영혼 구원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다시 품고, 이 시대 강동지역에서 생명을 살리는 ‘영적인 구명봉’으로 소중히 쓰임 받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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