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새로운 삶의 새로운 가치관
추석 명절에는 오랜만에 일가친척이 모여 가족의 정을 나눕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저마다 조금씩 수고해야 한다는 것도 느끼게 됩니다.
명절이 되면 부모님을 따라 친척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갑니다. 조금 어색하고 불편해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근황을 나누며 대화하고, 조카들에게 용돈도 건네며 사랑을 표현합니다. 서로의 일손을 거들기 위해 음식을 차리고 설거지도 합니다. 가만히 앉아 쉬기보다 무엇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명절은 어쩌면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 한편에는 하기 싫은 일, 불편한 일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번 추석 둘째 날, 사촌 누님과 조카 부부가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나는 시간이 조금 늦어질 것 같았습니다. 처가에도 가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인사를 하고 먼저 출발했습니다. 물론 일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돌아보니 제 마음속에도 기다리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피하고 편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안에는 늘 이런 두 마음의 크고 작은 충돌이 있습니다. 해야 한다는 마음과 하기 싫다는 마음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개인의 선택과 편안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점점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익숙해집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가치관’이 중요합니다. 가치관은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게 하는 기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신분에 걸맞은 새로운 가치관도 세워져야 합니다.
말씀을 배우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주님의 마음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하고 싶지 않아도, 주님이 기뻐하시기에 기꺼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것’을 선택하게 만드는 믿음의 가치관이 우리 안에 더욱 분명히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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