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왕궁에서 벗어나라
    2025-05-25 13:13:03
    유진우
    조회수   35

    왕궁에서 벗어나라

    지난 주 매일성경 본문은 에스더서였습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구절은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에스더의 고백입니다. 이 고백이 위대한 이유는, 그녀가 ‘죽음의 두려움’을 이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마지막까지 가장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은 생명입니다. 그런데 에스더는 그 생명을 아끼지 않고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스더가 처음부터 이렇게 담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 고백은 삼촌 모르드개의 강한 도전 이후에 나온 것입니다. 처음에 모르드개가 “왕 앞에 나아가 민족을 위해 간청하라”고 하자, 에스더는 난색을 표합니다. 당시에는 왕의 부름 없이 나아가면 죽음을 면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왕이 자신을 부르지 않은 지 이미 30일이나 지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결국 에스더의 말은 “죽을까봐 못 가겠다”는 변명입니다.

    그랬던 에스더가 어떻게 “죽으면 죽으리이다”라고 말하게 되었을까요? 전환점은 모르드개의 말이었습니다. “네가 왕궁에 있다고 해서 혼자만 살아남을 줄 아느냐? 네가 침묵하면 하나님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 민족을 구원하시겠지만,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할 것이다.” 이 말을 통해 에스더는 깨달았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왕궁의 안락함에 익숙해져,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소극적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을요.

    에스더에게 ‘왕궁’은 하나님의 일을 향한 걸음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이 오히려 순종을 지연시키는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에스더는 왕궁의 안락함을 내려놓고, 민족을 위한 자리로 나아갑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결단은, 바로 그 깨달음의 열매였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왕궁’이 있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쉽게 물듭니다. 처음 가졌던 사랑을 잃고, 처음의 열정이 점점 식어갑니다.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믿음이 무뎌질 때가 많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며 형성된 개인적인 문화, 잃을까 두려운 것들, 지키려 애쓰는 것들, 끝없는 비교와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오늘 우리의 ‘왕궁’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헌신을 가로막는 그 ‘왕궁’을 벗어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천국이 보장된 사람들입니다. 죽어도 결국 승리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 하나님을 위해 담대하게 헌신하며 나아가는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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