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컨퍼런스와 수학여행
아이와 한 주 간격으로 똑같이 2박 3일 집을 비우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목회자 컨퍼런스를 다녀왔고, 아이는 중학교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제가 집을 비우고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집에 들어와 아이 방문을 열며 반갑게 말했습니다. “아빠 잘 다녀왔다.” 그런데 아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것입니다. “아빠 어디 갔다 왔어요?” 순간 웃음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니, 아빠가 이틀이나 집에 없었는데 몰랐다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새벽예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아버지와 달리, 아이는 학원을 마치고 늦게 들어옵니다. 생활 시간이 다르니 자연히 마주치는 일도 적습니다. 집 안에 늘 있는 것 같던 아버지가 며칠 보이지 않아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주에는 상황이 반대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가 수학여행으로 2박 3일 집을 비웠습니다. 그런데 빈방을 볼 때마다 허전했습니다. “재미있냐?”며 톡을 보내고, 아이가 보내온 사진을 들여다보며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했습니다. 집 안을 오가다가도 괜히 아이 방으로 시선이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날에는 “언제쯤 오려나” 기다리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새삼 느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마음은 참 다르구나. 같은 이틀의 시간이라도 자녀는 모르고 지나갈 수 있지만, 부모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에는 기다림이 있고, 보고 싶은 마음이 있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런 부모의 마음은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입니다. 우리 아버지 하나님도 우리를 만나기를 기뻐하시고,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예배의 자리에서 자녀 된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그래서 성도에게 주일예배는 단순한 종교 일정이 아닙니다.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는 공식적인 시간입니다. 그렇기에 빠질 일이 생기면 한 번 더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이 일이 정말 꼭 예배보다 우선인가? 예배를 지키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가? 방법을 바꾸고 조정해서라도 예배의 자리를 지킬 수는 없는가?” 스스로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주일예배에 우선순위를 두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께 기쁨으로 나아가는 성도들의 모습을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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