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칼럼)
기회를 선용하라
우리 교회는 지난주 정윤교회와 교회 공간 임대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신뢰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결정이었지만, 최소한의 행정적 절차를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모교회이자 형제교회로서 정윤교회의 섬김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우리 교회가 자립교회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스스로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헌신해 주신 성도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며 마음에 남은 생각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형제교회 간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계약이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은 4년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시간 또한 4년인 셈입니다. 매번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구조가 불편함과 불안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를 믿음 안에서 깨어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도 교회 공동체도 편안함 속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영성은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사계절이 없는 나라보다 겨울이 있는 나라가 긴장을 유지하듯, 적절한 긴장은 삶과 신앙을 깨어 있게 합니다.
지난주 새벽기도회 말씀 본문에는 창세기 9장에 나오는 노아의 허물이 등장했습니다. 노아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평생 방주를 지은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홍수 심판을 지나 정착한 후, 농사를 지으며 술에 취해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감정에 휩싸여 손자를 저주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평안함이 오히려 독이 되었고, 긴장이 풀리자 삶이 흐트러진 것입니다.
이러한 말씀을 떠올려 보면, 주기적으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현재의 구조는 우리 교회를 긴장하게 하고 깨어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통로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4년의 시간이 더욱 소중한 기회로 다가옵니다.
계약서에 명시된 4년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주신 귀한 기회입니다. 불안해하거나 불편해할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선하게 사용해야 할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구원의 기회를 은혜로 붙들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구원 이후에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헌신의 기회를 주십니다. 곧 ‘예수님을 닮아갈 기회’를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2026년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잘 사용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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